컨텐츠 시작

소식/자료

공지사항

[보도자료] 2028 대입개편안 수능 수학 과목 축소에 대한 대한수학회 입장문

관리자 hit 19170 date 2023-12-30

 

2028 대입개편안 수능 수학 과목 축소에 대한

대한수학회 입장문

 

대한수학회는 지난 1227일 발표된 ‘2028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 확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문을 발표한다.

대한수학회는 뭔가 대단하게 어려운 것을 추가로 배울 것 같은 뉘앙스를 나타내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용어인 심화수학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며, 2022 개정 교육과정 과목명인 미적분 II’기하를 사용한다.

2028 수능 수학 개편은 명백한 수학 교육 약화 방안이다

교육당국은 2028 수능 수학 개편이 고등학생의 수학 학습 부담을 경감시키며 수학을 강화시키는 방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두 가지는 병행될 수 없다. 이번 개편안은 명백한 수학 교육 약화 방안이다. 수능에서 미적분 II’기하를 제외시키면 고등학교에서 고차원적인 수학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미적분 I의 학습으로 기본 개념을 충분히 익힐 수 있다는 주장도 하지만, 이공계열 학과의 학습에 필요한 미적분의 기본 개념은 미적분 II까지 학습해야 형성된다. 게다가 일부에서 주장하는 미적분 II를 대학에서 배우면 된다는 말은 학생들의 발달과정을 고려하였을 때 매우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고등한 수학적 재능은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최소한으로 이야기하더라도 이공계열 대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공부하지 않은 대가를 대학에서 치르라는 것과 같다.

 

미적분 II’기하를 수능에서 제외하는 대신, 내신으로 평가하면 된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선택과목형 수능제도가 도입된 2022년 이래로 이공계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모두를 내신으로는 배웠으나 수능에서는 오직 한 과목만을 선택하여 공부하였고, 그 결과 신입생의 학력 저하 현상이 대학기초과정 현장에서 매우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으며, 앞으로 미적분 II’기하를 수능에서조차 배제될 경우, 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될 것은 자명하다.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그 근거가 매우 허약하다는 것은 최근 몇 년간의 사교육비 통계로부터 너무나 명약관화하다.

 

선진국 중에 이공계열 대입에 미적분 II’기하를 시험 보지 않는 국가는 거의 없다

이미 선진국들은 AI를 주축으로 하는 미래 과학 기술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등학교 수학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대입 제도를 갖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이공계열은 미적분 II’기하가 대입 시험 범위에 포함되어 있으며, 인문사회계열도 미적분 II’기하의 일부 내용이 시험 범위에 추가되었다. 미국은 복잡한 대입 제도를 갖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고등학교에서 어려운 공부를 한 학생을 우수하게 평가한다. 미국에도 국가 수준으로 치러지는 미적분 II’기하평가 시험 제도가 있으며 이 점수를 이공계열 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 대입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

 

수능에서 미적분 II’기하의 매우 어려운 문제는 필요 없다

대입에서 수능의 기본 역할과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도록 한다는 입시의 공정성을 고려한다면 수능에서 미적분 II’기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결국 미적분 II’기하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다는 이유로 수능에서 제외되었다. 그동안 수학계는 지나치게 꼬여진 매우 어려운 문제 출제를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으나, 교육 당국으로부터 평균이 높으면서도 변별력을 갖추기를 요구받는 현재의 수능 수학의 난이도 체제에서는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하기에 너무 쉬운 문제1등급을 받는 학생도 풀기 어려운 매우 어려운 문제가 모두 필요하게 된다. 미적분과 기하는 이공계열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어려운 문제가 꼭 필요한 과목이 아니다. 대입 시험에 필요한 변별력을 갖춘 어려운 수학 문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역할로 가장 적절한 과목이었던 것뿐이다. 현행 개편은 여태껏 수능 수학에서 필요 이상의 어려운 문제를 내도록 강요했던 교육 당국이 이제 와서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과목이니 제외시키라고 하는 격이다. 통합형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수능에서도 이미 문과 범위의 미적분 문제가 이과 범위의 미적분 문제보다 어려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미적분 II’기하가 수능에서 제외된다면 이제 또 다른 수학 단원이 어려운 과목 역할을 하는 새로운 희생양이 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대한수학회의 ‘2029’ 수능 수학에 대한 제안

이공계열 입학생의 미적분 II’기하소양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미적분 II’기하를 수능에서 제외시킨 현 개편안을 재고하여 대학의 각 전공 특성에 맞는 수학 과목을 적절한 난이도로 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수학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지금부터 진행하기를 촉구한다. 그리고 이공계열 학과에서 미적분 II’기하의 중요성과 수능에서의 필요성을 이공계열 전공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전문적으로 다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 번 정한 것은 바꾸지 않겠다는 신념보다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검색